깡패 그리고 여고생 - 1부7장

흐림
202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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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패 그리고 여고생 - 1부7장

아침이에요! 오늘 하루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작은 꼬마병정의 힘찬 목소리. 미수는 가늘게 눈을 뜨며 손을 뻗었다. 이 시계소리는 오빠의 방 시계소리. 미수는 어젯밤의 일을 떠올리곤 작게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는 옆을 바라봤다.

“오빠....”

그곳에는 언제 일어났는지 미연이 한쪽 무릎을 올리곤 그 무릎에 팔을 댄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잠시 그런 미연을 바라보던 미수는 조용히 손을 뻗어 미연의 맨어깨를 만졌다.

“오빠....”

팍-!!!

순간 강하게 미수의 손을 쳐내는 미연의 손! 미수는 놀라서 미연을 바라봤다. 미연은... 울고 있었다. 너무도 슬프게 울고 있었다. 미연은 한쪽 손으로 눈을 가리곤 조용히. 조용히. 미수를 향해 말했다.

“수야... 잠시만... 잠시만 나혼자 있게 해줄래... 부탁이야.”

“네... 오빠....”

미수는 배개를 들고는 알몸인체로 미연의 방을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오빠가 쳐낸 손을 매만졌다.

어느새 빨갛게 자국이 난손. 단 한번도 여태까지 오빠가 자신에게 손을 댄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리고 방금 오빠의 표정.... 여태까지 살면서 본적이 없는, 아니 한번 있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쓰러졌을때... 어머니와 아버지가 병실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돈을 요구했을때 보인 눈빛.

[....당장 나가세요! 당장 제 눈앞에 사라지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어요....]

그때 오빠는 너무도 무서워 보였다. 항상 상냥하고 연약해보이던 오빠가 그렇게 무서웠던 적은 처음이었다. 그때 오빠의 기세에 질려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대로 뒷걸음질쳐 나가버렸다. 한참 그렇게 주먹을 쥐고 서있던 오빠는 자신을 끌어안고는 울었었다.

[미수야! 미안해! 정말로... 이런 한심한 오빠를 용서해줘.... 약속할게! 두 번다시 어린 너에게 이런 꼴을 보이지 않을게... 두 번다시... 항상 좋은것만 보여줄게! 약속해...]

오빠는 그날부터 항상 미소지었다. 돈을 구하지 못해 셋방 주인에게 별의별 소리를 들어도, 여러 사람들에게 도박쟁이 부모의 자식이란 손가락질을 당해도,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병원비등 각종 부담을 짊어지고도.... 항상 자신에게 미소만을 보였다.

항상.... 미소만을.... 힘들었을텐데도....

“나... 무슨짓을 한거지?”

털썩-!!

“나... 무슨짓을 한거야?”

눈물이 쏟아졌다. 한순간의 분노가 두 번다시 돌이킬수없는 실수를 저질르게 만들었다. 이런게 아니었는데.... 이런게 아니었는데....!

미수의 눈에서 한줄기의 눈방울이 떨어졌다.



철컥!

열리는 문. 그곳에는 미연이 무표정한 얼굴로 서있었다. 여태까지 연약해보였던 분위기완 다르게... 차갑고 강해보이는 느낌. 문득 미연은 자신의 발에 닿는 뭔가를 느꼈다.

“미수야...”

“오빠....”

와락!

미연의 다리에 매달리는 미수. 미수는 울며 미연의 다리에 매달렸다.

“오빠! 죄송해요! 오빠! 미안해요! 제가... 제가...”

“......”

꼬옥-.

“오빠.....?”

강하게 느껴지는 온기. 미연은 미수를 끌어안고는 조용히 있었다. 잠시 당황하던 미수는 눈을 감고는 오빠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따뜻했다. 아니... 뜨겁다. 그리고... 기분이 좋다. 놓치고 싶지 않은 뜨거움.

잠시후 미연은 미수를 떼어놓았고 미수는 자신도 모르게 미연의 품속에서 나오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곧 움찔거리더니 오빠의 팔을 잡던 손을 놨다. 그리고는 울먹이며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

“오빠... 죄송해요! 저 오빠한테 못된짓을 햇어요! 어제 음식에다 최음약을...”

스윽-.

조용히 미수의 머리에 손을 올려놓는 미연. 미수는 눈물이 담긴 눈으로 미연을 바라봤고 미수는 미연을 향해 웃어줬다. 웬지 슬픈 웃음을.... 그리고는 미수의 머리를 매만졌다.

“...미안하다. 여태까지 오빠가 너에게 못된 꼴만 보였지. 미안해. 네 기분은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구나. 그래. 어렸을때부터 난 여자들에게 접근 당했지. 그리고 성추행당하고 가끔씩은 겁탈도 당할뻔 했지. 미안해. 그때 강하게 거절했었어야 했는데. 너에게 맡기지 않고 내가 직접 처리했었어야 했는데.”

“오빠....”

“무서웠어. 난 감정이 서투르니까.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가 쓰러졌을때 기억하니? 그때 난 처음으로 화를 냈지. 엄마 아빠께 소리치고 화를 내고... 그리고 뒤를 돌아봐서 네 얼굴을 봤을때.... 무서웠어. 날 바라보는 너의 시선. 겁에 질린 나를 몹시 무서워하는... 싫었어. 그 눈빛이. 나를 무서워할까봐. 내가 화를 내면 나를 두려워할까봐. 그때부터 난 다신 화를 내지 않겠다고 생각했어. 약하지만 가녀린 모습. 이런 모습이면 네가 다신 두려워하지 않을 거라고... 그래서 남들이 날 어떻게 대해도 나는 웃을 수 있었어. 그냥 남들이 나를 어떤식으로 대해도 네가 웃어준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빠....”

“내 잘못이야. 내가 그때 그렇게 병신같이 강간당하지 않았으면 네가 그렇게 이성을 잃었을리도 없었겠지. 미안하다. 이 바보같은 오빠를 용서해다오.”

꼬옥.

조용히 미수의 머리를 끌어당겨 자신의 가슴에 안는 미연. 미수는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눈물이 흐르는 체로 조용히 이마에 느껴지는 오빠의 체온을 느꼈다.

뜨겁다.

여태까지 따뜻했던것과는 다르다. 뜨겁다. 활활타오르는 불길과 같은.... 자신조차 태울것 같은 눈빛.

사라진다... 온기가...

미수는 눈을 떳고 미연은 살짝 미수의 이마에 키스해주곤 일어낳다.

“다신... 약한 모습 보이지 않을게... 다른 여자들한테 강간당하거나 네가 슬퍼하는 모습 보이지 않을게... 미안해. 하지만 이번엔 그 약속 어기지 않을게...”

“........”

“미수야... 사랑해.”

그말과 함께 미연은 미수의 귓불을 잠시 매만진뒤 조용히 문밖으로 사라졌다. 잠시 멍하니 있던 미수는 고개를 숙였다. 바보같은 오빠... 맨날 약속해대고... 잘못한것은 난데... 왜 사과하는거야.... 오빠.....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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